하루만에 입장 바꾼 손학규 “안철수가 절실히 목을 매서…”

전날 대외적으로 ‘불출마’ 입장 밝혔으나

오늘 유승민 만나 “내가 나가겠다…박종진 설득해달라”

“절차상 원칙 중요하지만 더 큰 원칙은 이기는 것”

 

 

손학규 바른미래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서울 송파을 재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지 하루만에 ‘출마’로 입장을 바꾼 데 대해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가 그렇게 절실하게 목을 매서 요청하고 서울시장 선거가 워낙 중요한데 이걸 내가

외면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2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오늘 아침 안철수 후보와 박주선

공동대표가 나보고 강력하게 ‘그렇게 가만히 있지 말고 나서달라. 송파에서 바람을

일으켜 서울시장 선거에 붐업을 시킬 계기를 만들어달라’고 했다”며 “두 사람과

통화를 하면서 나를 버리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그래서 (이날 오전 만난)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에게 그렇다면

 ‘내가 나가겠다. 박종진 후보를 설득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유승민 대표는 자기한테 원칙이 있다며 못한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내가 ‘공천의 원칙, 절차상 원칙을 지키는 건 중요하지만 정치에는 더 큰 원칙이 있지

않느냐. 선거에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더군다나 서울시장 선거는

바른미래당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고 서울시장 후보가 그렇게 적극적으로 절실하게

(나의 출마를) 요청하는데 거기에 작은 원칙을 양보하는 게 대의가 되지 않겠느냐’

라고 유 대표에게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손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공개적으로 출마에 뜻이 없다고 못박았지만

안철수 후보와 박주선 공동대표 등 국민의당 출신 쪽은 “추대하면 나갈 의사가 있는

상태”라며 손 위원장의 ‘내심’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날 손 위원장은

유 공동대표와 만나 대외적으로 밝혔던 불출마 입장을 뒤집었다.

‘공개 입장이 하루만에 너무 달라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손 위원장은 “내가 지금 안

나가겠다고 그랬다가 나간다고 하면 손학규가 망가지는 건 뻔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버리자, 서울시장 선거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그렇게 후보가 절실히

요청하는데 우리 당의 선대위원장으로 응해주는 게 내 도리 아니냐는 생각에 아침에

마음을 바꿨다”고 답했다.

유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최고위 회의를 열어 ‘최종 담판’을 시도했지만 역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경선 결과에 따라 박종진 송파을 예비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는

유 공동대표의 입장은 이날도 강경했다. 이에 대해 손 위원장은 “글쎄 그거야 내가

지금 모른다”라며 “나는 여하튼 그렇게 유 대표에게 생각을 바꿔달라고 요청했으니까.

우리기 지방선거에서 이겨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선거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25일 오전 최고위에서 다시 한번 결론

도출을 시도하기로 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최고위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표결(로 결론내리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합의가 안 되면 무공천이지 어쩌겠냐”고

말했다. 김중로 최고위원은 “(손 위원장이) 나오냐 안 나오냐에 대해 관심을 여태까지

가졌는데 나온다고 했으니 박종진 예비후보도 설득하고 그 여부에 따라 또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한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