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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시장 선거에서는 보수 표심이 갈리면서

TK(대구·경북)에서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경북 구미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후보가

당선이 확정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북에서도 ‘보수의 중심지’로 손꼽히는 구미에서 진보 성향의 당선인이 나온 건

이번 선거의 최대 이변 중 하나라는 평가다. 역대 구미시장 자리는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남유진 전 시장이 3차례씩 나눠 가졌다.

 

또한 경북 지역에서 진보 성향의 후보가 기초단체장 자리를 차지한 건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박기환 후보가 포항시장에,

또 1998년 제2회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 소속 신정 후보가

울진군수에 당선된 바 있다.

 

5파전으로 치러진 이번 구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장세용 당선인(64)은 40.8%(7만4917표)

의 지지를 얻어, 38.7%(7만1055표)에 그친 자유한국당 이양호 후보(59)를

불과 2.1%(3862표)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한국당 경선에 탈락한 예비후보의 지지를 얻은 무소속 김봉재 후보(58)와 젊은 리더십을

내세운 무소속 박창욱 후보(33), 또 바른미래당 유능종 후보(52) 등이 보수 표심을 나눠

가지면서 장 후보에게 유리한 선거 구도가 꾸려진 게 승부를 갈랐다는 평가다.

 

무소속 김봉재 후보가 9.4% 지지율로 1만7337표를, 박 후보가 3.5%(6482표)의 지지를

받았다. 유능종 후보도 구미 시민 7.5%(1만3849표)의 선택을 받으면서, 당선권에 들지 못한

세 후보가 모두 24.9%의 보수 표심을 흡수했다.

 

변화를 바라는 젊은 층의 표심이 적극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구미시는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에서 평균 연령 37.1세를 기록한 젊은 도시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경북 지역 기초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25.5%)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에 대한 경북 평균 지지율은 21.7%였다.

 

장세용 당선인은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에서 교수 직을 맡고 있다. 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과 대구경북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이사장 직을 겸하고 있다.

그는 “구미시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마음을 하늘 같이 받들겠다”면서

“선거 기간 동안 곁을 지켜준 가족, 선·후배, 선거운동원, 시민의 열정과 노고를

마음 깊이 새기겠다”고 밝혔다.
<출처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