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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1인 가구 등 시민 편의 제공 위해 무인택배함 운영


서울 전역 190개소 월간 이용건수 4만3000여건 달해


48시간 무료 후 일일 연체료 1천원 불과해 장기간 방치 증가


이용 시민 뿐 아니라 배송지연으로 인해 택배기사도 고충


서울시 "이용객 많은 택배함은 보관함 확충해 불편 해소"

 

 

‘안심택배 이용객 증가로 배달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급히 받으셔야 하는 물건, 부피가 큰 상품은 이용을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서울 구로역 1번 출구 안심택배함 안내문)

 

시민 편의를 위해 서울시가 도입한 ‘안심택배’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보관함 이용에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과 택배기사들이 늘고 있다.

편리성 때문이 이용객들이 늘어나면서 물건을 보관함에 오랜 시간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진 탓이다. 장시간 물건을 찾아가지 않을 경우 다른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칠 뿐

아니라 택배기사들에게도 배송지연에 따른 불이익이 주어진다.

보관함을 늘리고 연체료를 인상하는 등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편물은 우편함을 이용해 주세요”

 

지난주말 찾은 관악구 청소년회관에 설치된 안심택배함. 가로·세로50㎝, 높이 40㎝

크기 25개 보관함이 모두 차 있었다.

모니터에는 ‘모든 보관함 이용 중, 찾기만 가능’이라는 문구가 떠 있었다.

 

서울 강남구 대치4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안심택배함에는 ‘보관함 주소로 개인

우편물을 보내지 말아 달라’는 택배회사측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곳은 상대적으로 많은 40개 보관함이 마련돼 있었지만 그마저도 부족해 택배회사측이

주민들에게 우편물은 이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1호선 구로역 1번 출구 안심택배함 역시 19개 보관함이 모두 차 있었다. 이곳에도

‘긴급 수령해야할 상품 배송은 이용을 자제해 달라’는 택배회사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보관함이 모두 차 있어 물건을 다시 되가져 갔다가 고객들의 항의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라는 게 택배회사측 설명이다.

 

택배기사 A씨는 “안심택배함 한 곳에 하루 15~16개 정도을 배송하는데, 제때 찾아가지

않는 사람들 탓에 하루에 1~2개는 배송하지 못하고 되가져 온다”고 말했다.

 

제때 찾아가지 않는 이용객들로 인해 물건을 배송받지 못하는 다른 시민들 뿐 아니라

택배기사들도 피해를 입는다. 보관함이 만원인 경우 택배기사들로서는 택배함이 빌

때까지 두세번씩 재방문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배송지연에 따른 패널티도 문제다.

 

택배기사 A씨는 “보관함이 부족해 배송이 불가능한 상황이어도 당일 배송을 완료하지

못하면 패널티를 받는다”고 전했다. 택배기사 B씨는 “평가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고

고객에게 전화해 ‘내일 꼭 전달하겠다’고 말한 뒤 미리 배송완료 처리를 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배송지연으로 인한 고객민원과 안심택배함 대신 자택이나 회사로 가져다 달라는

‘재주문’도 택배기사들에겐 또 다른 고충이다. C씨는 “택배비를 더 준다고 해도

택배기사들마다 담당 구역이 정해져 있어 재주문을 받으면 난감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 서울시 “이용객 많은 택배함엔 보관함 늘려 불편 해소”

 

안심택배는 혼자 사는 여성 등 택배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서울시가 2013년부터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무인택배’ 서비스다.

 

이용객은 택배 배송지를 자신의 거주지가 아닌 택배보관함으로 지정해 분실위험과

사생활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서울시는 2013년 50개소로 시작해 2018년 4월 현재 190개소로 확대했다.

서울시는 올해 20개소를 추가할 계획이다.

2013년엔 한 달에 4600여명 정도가 안심택배서비스를 이용했으며 △2014년 1만 1000명

△2015년 2만 1000명 △2016년 3만명 △2017년 4만 3000여명으로 매년 급증추세다.

 

장기간 방치하는 이용객을 막기 위해 일정기간이 지나면 연체료를 부과하지만

금액이 크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안심택배함은 48시간까지는 무료다.

이후 초과 24시간마다 1000원씩 연체료를 부과한다.

택배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일주일 뒤에 찾아가도 연체료는 5000원이다.

 

이용시민들과 택배기사들은 연체료를 인상해 장기간 방치하는 사례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안심택배를 애용한다는 대학생 한모(22)씨는 “연체료를 올리면 제 시간에 찾아가지

않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연체료 인상보다는 택배함 확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택배를 찾아가기 힘든 사람들도 많은 만큼 연체료 인상은 당장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이용자가 많은 곳은 보관함을 늘려 시민 불편을 해소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의 안심택배함에 ‘택배 보관함 주소로 개인 우편물을

보내지 말아달라’는 공지가 붙어 있다.

<출처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