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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신용불량자였다.

 

10만원을 못 낼 정도로 가난, 내 노래가 강남에서 울려퍼졌다.

 

음원수익 자체가 계약서에 없었다.

 

 

 


22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슈가맨2>(이하 <슈가맨2>)에서는

2004년 노래 ‘어쩌다가’를 부른 란이 출연해 활동 당시 신용불량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을 뒤늦게 밝혔다.

 

‘어쩌다가’는 미니홈피 BGM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곡이다.

 

이날 란의 ‘어쩌다가’는 69불을 획득했다.

란은 14년 만에 노래를 불러본다며 “음악방송 3사에서 한 번도 불러본 적이 없다.

방송에서 완곡은 처음 불러본다”고 말했다.

 

란은 “14년 동안 이 노래를 만 번은 불렀지만 너무 떨린다”고 감회를 밝혔다.

 

란은 “사실 <슈가맨>시즌 1때도 전화를 받았는데, 그때는 만삭이었다”며 현재 24개월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 세종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로 활동했다고도 말했다.‘

 

어쩌다가’는 일명 ‘도토리 강탈곡’으로 불렸다.

도토리는 미니홈피 내에서 음원 구입에 필요한 가상 재화다.

란은 “방송에 거의 안 나왔지만 노래 버전이 네 개나 있다”며 “당시 싸이월드에 BGM 명예의

전당이 있었는데 금, 은, 동메달을 다 땄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란은 이런 인기에도 불구하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란은 “전 그때 신용불량자였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는 당시 ‘음원 수익’이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인데, 란은 “계약서에 음원 관련 내용이 없었다.

앨범과 행사 비용에 대한 건 있었지만, 음원 수익 자체가 계약서에 써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란은 “빚이 10만 원, 20만 원이 모여서 500만 원이 됐는데 활동을 하면서 신용 회복 센터에

가서 회복 절차를 밟아야 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잘 돼서 좋겠다고 했지만 현실과 괴리감이 컸다.

10만 원을 못 낼 정도로 가난한데, 내 노래가 강남에서 울려퍼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란은 이로 인해 우울증을 앓았다고도 고백했다. 그는 “당시엔 솔직히 죽을 것 같았다.

살기 위해서 가수를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어쩌다가’는 제게 애증의 곡”이라고

말하며 감정을 추스렸다.

 

 


란은 이후 중국에 진출했지만, 한국 기획사가 사라지며 중국 계약까지 무산됐다.

란은 전현선에서 전초아로 개명하고 본명으로 활동하게 됐다. 란은 “초아로 활동을 하려고

했는데, AOA 초아와 크레용팝 초아가 나와서 전초아로 활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란은 방송 말미 “난 얼굴 없는 가수가 아니다. 버젓이 얼굴이 있다”며

“나는 가수다!”라고 크게 외쳤다.

<출처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