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세상 사는 이야기

고신해철 의료사고를 보면서

함께사는 이야기 2014. 12. 6. 11:15

지난 여름 남편의 사고로 팔꿈치 부분을 수술했다.

고 신해철님의 사고 당시 그 병원 부근(아주 가까이는 아니고)에 있는 병원에서 했는데,

첫 수술이야 아주아주 급하게 응급으로 가서 수술한 터라 정신이 없었어서

뭐가 뭔지 몰랐다.

 

첫 수술 이후, 수술 부위가 너무 아파서 일부만 수술하는 두 번째 수술이 지난 달 즈음 있었는데,

좀 찜찜한 구석이 있다.

 

 

먼저, 남편 뿐 아니라 큰애의 크고 작은 수술도 종합병원에서 한 경험이 꽤 있었던 터라 

수술환자 및 보호자로서 전혀 무지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시점에서 이번엔 뭔가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

 

그동안은 유명 종합병원에서 였어서 청구되는 의료비에 대해 의심을 전혀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유명 종합병원은 보는 사람도 많고 그 명성이 있다보니 사소한 비리 같은 건 발생하지 않게

나름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근거 없을지도 모를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뭐, 그에 합당하는(중산층으로서는 사악하다고 생각되는 병원비의 부담은 차치하고) 병원비를 지불해야 하지만 말이다.

 

그나마 현재 시행되는 의료보험제도로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서 작은 한숨을 지을 뿐.

 

이것도 의료보험 민영화한다 어쩐하다가 은근슬쩍 의료보험민영화가 시행돼버리면 나같은 일반 서민들은 아파도 병원 문턱이 높아져서 제대로된 진료 및 치료가 불가능할 것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각설하고.

남편 재수술 병원(첫 수술병원과 동일)에서 수술 동의서를 설명할 때 담당자가 고 신해철님 사고 당시 병원을 언급하면서

자기들은 그래서 조심하고 아주 정직하게 한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비보험 대상약인 30만원짜리와 18만원짜리를 슬쩍 권한다. 부서진 뼈 회복에 훨씬 좋다는데 하면 확실히 좋다는데 어쩌겠나 해야지. 근데 그 종류 중 60만원짜리는 너무 비싸서 선택 못하겠어서 18만원짜리와 30만원짜리, 그리고 그외 좀더 낮은 금액 품목 몇 가지 더 선택하고 사인했다.

 

그런데 첫 수술 당시 남편 기억으로는 그런 얘기를 전혀 들은바 없었고 투약도 안 했다고, 그래서 이번 수술에 우리가 추가

구매한 약품들이 투약됐는지 어찌 확인하냐고 했더니 제품에 붙어 있는 택을 떼어 차트에 붙여 놓는다고 했다.

담당자 왈, 전혀 의심하거나 걱정 말라고. 고 신해철님 사고 얘기를 다시 언급하면서 절대 우리 병원은 안 그래요.

 

흠. 믿어보자.

 

2시간 조금 못되는 수술이 끝나고 나서 남편이 좀 이상하다고 했다.

남편은 수술들어가면서 처음 선택한 잠 재우는 마취를 수술할 팔에만 마취하는 걸로 해서 정신은 말짱했는데,

아무래도 그 약품들이 다 투약되지 않은 것 같다고 한다.

더구나 마취가 안 돼서 몇 차례 실패도 했다고도 한다.

 

그래서 1차 정산 때 의심스러운 부분을 확인하려 했지만, 정산하는 사람만 있을 뿐 관련자가 없어서 2차 때 물어봤더니 당연히 병원측에선 다 했다고 해서 증거 자료를 보여달라고 했더니 사진을 찍었다고 보여줬다고 한다.

뭔가를 주사하는 사진인데 무슨 약을 투여하는지 전혀 확인 불가능한 사진들이었고, 그나마도 제일 비싼 건 사진도 없지만 당연히 투여했다는 거다.

 

원. 믿을 수가 있어야지

 

 

게다가, 난 큰애 큰수술과 자잘한 수술을 종합병원에서 몇 차례 했었지만, 개인이 수술포를 산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수술포도 4만5천원이나 주고 사오래서 산 뒤, 입원실에 짐 풀고 있었더니, 수술 전에 간호사가 와서 준비한다고 갖고 갔는데, 막상 수술 들어가니 새걸 뜯어 썼는지 재활용했는지 확인 불가라고 하니 그것마저도 의심스러웠다.

 

 

 

사실 재수술 전에 지인들이 이 병원 얘기를 듣더니 작은 병원 아니냐, 제법 크게 다친 것 같은데 고신해철님 보면 작은 병원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을 해줬는데, 그냥 뭐 잘하겠지라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했었다.

하지만 속으론 그래도 인지도 있는 신해철님도 그렇게 속수무책 당했을텐데 일반인인 우리들이라면 어땠을까 싶은 것이

당장 병원을 바꿔 말아 고민했었드랬다.

그런데 막상 재수술을 하고 수술비에서 미심쩍다보니 내년에 남은 세 번째 수술에 대한 고민이 늘어간다.

(이럴 바엔 그냥 종합병원에서 하는 게 나을 뻔 했다. 그런데 첫 수술당시 종합병원 응급실에 가서 처치를 하고 수술 일정을

 잡다보니 당장 해야 하지만 그 종합병원에서는 일주일 뒤에나 가능하다면서 소개해준 곳이 이 병원인데,

 자꾸 추가 비용만 늘고 믿음이 안 간다)

 

 

 

; 그나저나 수술한 부위에 박은 침으로 인한 통증으로 일반생활하기에 버거워 하게 된 두 번째 수술.

  남들도 외과 수술 받은 뒤, 몸 속에 삽입한 침이 아파 재수술하고 그러는 건가?

 

?